‘설악 그란폰도’ 라이딩 코스

강원도 최고의 산악지대, 높은 고개는 다 넘는다.

지난 5월 24일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설악 그란폰도 코스는 점봉산, 방태산, 오대산 일대의 산악구간 도로를 누빈다. 해발 1000m를 넘는 고개가 즐비해 업힐 실력은 물론 체력의 한계까지도 시험해 볼 수 있는 극한의 코스다. 웅장한 산세와 아름다운 경관은 덤이다

Summary

그란폰도

| 길이 | 214㎞ | 주요 루트 | 상남-미산계곡-구룡령-조침령-진동계곡-방동계곡-기린면-필례령-한계령 다운힐-논화삼거리-구룡령-미산계곡-상남(215㎞, 완주제한시간 : 12시간) | 난이도 | 상

메디오폰도

| 길이 | 105㎞ | 주요 루트 | 상남-미산계곡-구룡령-조침령-진동계곡-방동계곡-오미재-상남(105㎞, 완주제한시간 : 7시간) | 난이도 | 중 로드바이크 라이딩에 있어서 언덕은 항상 도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세계적인 사이클링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나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도 산악구간에서 선수들의 명암이 갈리는 경우가 많고, 세기의 대결도 언덕에서 펼쳐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악지대는 강원도 설악산권이다. 투르 드 코리아에서도 이 지역을 지나가는 산악코스가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악지방인 설악산권에서 지난 5월 ‘설악 그란폰도’(주최 : 코리아 오프로드 트라이애슬론 클럽, 메인스폰서 : 자이언트 코리아) 행사가 열렸다. 이번 호에서는 설악그란폰도 코스를 소개한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산악길

20141006_ *출발지는 인제군 상남면소재지에 있는 상남생활체육공원이다 2, 3 프로대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참가자와 화려한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설악 그란폰도의 코스는 설악산 남부의 점봉산, 방태산, 오대산 지역에 있는 도로로 구성되었다. 구룡령, 조침령, 한계령과 같은 고산준령과 미산계곡, 진동계곡, 내린천 등과 같은 아름답고 한적한 계곡으로 난 길을 두루 거쳐 가는 한국 최고의 산악미와 계곡미를 자랑한다. 크게 보면, 방태산 주변을 일주하는 길이 105㎞의 메디오폰도(Mediofondo) 코스와 방태산, 점봉산 주변을 두루 거쳐 가는 215㎞의 그란폰도(Granfondo) 코스로 나뉜다. 방태산(1444m)은 깃대봉(1436m), 구룡덕봉(1388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오지의 산이다. 골짜기와 폭포가 많아 철마다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사계절 내내 물이 마르지 않으며 희귀식물과 어종이 살고 있다. 출발은 인제군 상남면소재지에 있는 ‘상남생활체육공원’이다. 출발 후에는 개인산 자락의 내린천 상류에 해당하는 방내천과 미산계곡을 따라 평지 구간이 이어진다. 계곡 주위로는 주목,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이 숲이 우거지고 넓은 여울이 많아 쏘가리·어름치·동자개·게리·빠가사리·꺽지 등 담수 어종도 풍부하다. 초여름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혀가는 계곡을 따라 18㎞ 가면 홍천군 내면의 살둔에 다다른다. ‘사람이 기대어 살만한 둔덕’이라는 뜻의 살둔마을. 정감록에 3둔4가리라 하여 환란을 피할 수 있는 일곱 곳을 꼽았는데, 3둔은 ‘월둔, 귀둔, 살둔’이고, 4가리는 ‘아침가리, 적가리, 명지가리, 연가리’다. 그중에서 마을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 살둔이다. 살둔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집 100선에 뽑히기도 한 전통 귀틀집 모양의 살둔산장이 있다. 산장은 내린천의 맑은 물줄기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어 살둔마을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2층으로 지어진 산장의 마루에 앉으면 울창한 노송 숲이 실어다 주는 생명의 기운과 내린천의 물소리가 빚어내는 하모니를 들을 수 있다. 여름철 호젓한 피서지로도 좋고 겨울날 하얗게 눈 덮인 산골마을의 풍취를 느끼는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연속되는 까마득한 고개들

20141006__ *홍천에서 오르는 구룡령 업힐은 거리 약 6㎞, 표고차 400m, 최대경사 11%, 평균경사 6.4%로 UCI 업힐 카테고리 2등급에 해당하지만 초반부라 즐겁게 오른다 3 같은 동호회나 실력에 맞는 참가자들이 트레인을 형성해 즐겁게 라이딩하고 있다. 원당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2㎞를 가면 오대산과 구룡령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구룡령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으로 용이 구불구불 휘저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아흔아홉 구비를 넘어간다고 해서 구룡령이다. 고개를 넘던 아홉 마리 용이 갈천리 마을에서 쉬어 갔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전한다. 오대산 쪽에서 오르는 구룡령(1013m)은 거리 약 6㎞, 표고차 400m, 최대경사 11%, 평균경사 6.4%로 UCI 업힐 카테고리 2등급에 해당한다. 구룡령 정상에서 양양 쪽을 보면 서북쪽으로 방태산이 있고, 홍천 쪽으로 돌아서면 남동쪽으로 오대산이 자리잡고 있다. 구룡령 정상에서 양양 방향으로는 거리 19㎞, 표고차 900m의 장쾌한 다운힐이다. 20141006___ *고개가 나무 높고 험해서 새도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자고 넘었다’는 조침령은 거리 5km, 표고차 500m로 짧은 거리에 비해 표고차가 커 평균경사도가 12.3%(최대경사도 17%)에 달해 UCI 업힐 카테고리로 1등급에 해당하는 난코스다. 구룡령을 신나게 다운힐 한 후 서림삼거리에서 좌회전하자마자 만나는 조침령(760m)은 “헉!”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벽으로 느껴지는 업힐이다. 거리 5㎞, 표고차 500m로 짧은 거리에 비해 표고차가 커서 평균 경사도가 12.3%(최대경사도 17%)에 달해 UCI 업힐 카테고리 1등급에 해당하는 언덕이다. 조침령은 “고개가 너무 높고 험해서 새도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잠을 자고 넘었다”는 데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한다. 설악 그란폰도 행사시에는 조침령 정상이 1차 보급소여서 참가자들은 물과 음식물을 제공받으며 쉬어 갔다. 1차 보급소 이후에는 점봉산 아래 설피마을에서부터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까지 이어지는 20㎞의 진동계곡이다. 이 구간은 내리막이지만 항상 맞바람이 세게 불어서 페달링을 하지 않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바람이 워낙 많은 곳이라 이름도 ‘바람부리’다. 방동리에는 방동약수가 있다. 조선시대에 어느 심마니가 이곳에서 커다란 산삼을 캤는데,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약수가 솟았다는 전설이 있다. 음나무 아래 깊이 파인 암반 사이에서 솟는 약수와 주변에 수령 300년의 노송과 음나무가 무성하여 신비롭다. 20141006____

*타이틀 스폰서인 자이언트 코리아는 충분한 보급품을 제공하고 행사도 원활하게 진행해서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계령 뒷길, 필례령 혹은 은비령

20141006_____ *필례령을 넘어 한계령 양양 방면 다운힐은 남설악의 수려한 풍경으로 힘들었던 업힐을 보상해준다.

진동계곡과 방동계곡을 따라 라이딩을 끝내면 현리 삼거리에 다다른다. 메디오폰도 주자들은 여기서 좌회전하여 곧바로 상남면으로 향하면 된다. 그란폰도 주자들은 우회전해서 한계령으로 향하게 된다.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덕산교차로에서 덕산리, 필례약수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이 길 이름은 한석산로다. 한계리에서 양양으로 넘는 44번 국도 한계령은 잘 알려져 있지만, 필례약수 쪽에서 한계령으로 오르는 길은 찾는 사람이 드물다. 필례약수를 들리는 사람 외에는 거의 통행이 없어 늘 한적하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길이라 조용히 라이딩하기에는 그만이다. 44번 국도상에 있는 한계령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어 한계령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필례약수에서 이름을 따 ‘필례령’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순원의 소설 <은비령>의 무대여서 문학적인 요소를 가미한 ‘은비령’이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필례령’으로 부르기로 한다. 해발 870m의 필례령은 거리 10㎞에 표고차 500m, 최대경사도 14.4%, 평균경사도 4.5%의 2등급 언덕이다. 언덕의 8㎞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보이다가 필례약수를 지나면서 짧고 가파른 경사로 마무리된다(제2보급소). 필례약수는 1930년경 발견된 탄산약수다. 약수터 주변 지형이 베 짜는 여인을 닮았다 해서 ‘필례(匹女)’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오색약수나 방동약수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피부병과 위장병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소문나면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필례령을 지나면 곧 44번 국도 한계령길의 양양방면 다운힐이 시작된다. 다운힐 거리는 17㎞, 표고차 750m, 평균경사도 9.8%이다. 신라김씨대종원(新羅金氏大宗院)의 기록을 보면 마의태자 일행이 서울을 떠난 것은 935년이고 지금의 한계리에 도착한 때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눈보라가 심한 한겨울이었다. 한계령이란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20141006______ *필례령을 넘어 한계령 양양 방면 다운힐은 남설악의 수려한 풍경으로 힘들었던 업힐을 보상해준다.

마지막 고비, 다시 만난 구룡령

그란폰도 참가자들은 양양 논화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앞서 신나게 다운힐했던 구룡령을 다시 올라야 한다. 서림삼거리에서부터 치자면 평균경사도 4.6%밖에 안 되는 완만한 언덕이지만 150㎞를 달려 온 이후에 만나는 20㎞ 거리에 표고차 920m의 길고도 긴 업힐은 매우 고통스럽다. UCI 업힐 카테고리 1등급이지만, 심리적으로는 HC(등급 외)에 해당하는 것 같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올라온 구룡령 정상에는 마지막 보급소가 기다리고 있다. 조금 전 구룡령을 오를 때는 ‘정상까지만 가자’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보급소에서 보급을 받고 나면 새로운 힘이 솟는다. 한계에 부닥친 후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모르게 구룡령을 다운힐하고 미산계곡을 되짚어 내려오면 출발지인 상남면에 이르게 된다. 메디오폰도 코스는 방태산을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도는 105㎞로 평소에도 라이딩하기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그란폰도 코스는 거리상 무리가 따르므로 평상시에는 방태산을 중심으로 하는 메디오폰도코스와 점봉산을 중심으로 하는 코스로 나눠서 라이딩 코스를 짜는 것이 좋겠다. 글·사진 엄기석(blog.naver.com/coursereview)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7월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바이크조선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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